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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01 04:49
기존에 가지고 있던 여러 개의 블로그 콘텐츠들을 모아 새로운 공간으로 이사했습니다. 이 곳은 옮긴 콘텐츠들을 다 정리하는데로 안녕, 할 생각입니다. 자꾸 변덕부리며 이리저리 옮겨 다녀 죄송합니다. 이제는 정착할꺼에요.


새 블로그에 옛날 글들의 정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바쁜 시절이라 짬짬히 부지런떨어도 시간이 많이 걸리네요. 한동안 전에 봤던 글들만 계속 잔뜩 올라오더라도 양해해주세요. 새 블로그에서 만나요. 그럼 안녕!
2008/02/21 01:53
추격자

영화 "추격자"는 아쉬움이 남지 않는 영화였다. 출연한 거의 모든 배우들의 출중한 연기, 탄탄한 시나리오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로케이션, 카메라웍, 세세한 디테일 하나도 놓치지 않은 발군의 연출력까지 웰메이드 상업영화가 갖춰야 할 것들을 모두 가졌다.

특히 그동안 한국 영화 안에서 창조되었던 모든 악역들을 머쓱하게 만들 만큼 흉악했던 하정우의 '지영민'과 결코 선한 캐릭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거부할 수 없는 심정적 지지를 끌어내던 김윤석의 '엄중호'는 두 배우가 품고 있던 깊은 잠재력과 감독의 빛나는 재능으로 만들어 낸 이 영화 최고의 볼거리. 수많은 여인들이 토막 나 죽고나서야 정리되던 찝찝한 결말 속에 담백하게 희망을 남겨주는 드라마적 센스처럼, 단순히 스릴러물로 분류해 버리기에는 섭섭할 만큼 다양한 코드들을 영화 속에 '잘' 녹여낸 점도 칭찬하고 싶다.

재미있냐는 지인들의 질문에 나는 대여섯가지 감탄사와 함께 '최고'라는 말 밖에 할 수 없었다. 실제로 그동안 보았던 한국의 장르영화들 중 단연 손에 꼽을만큼 최고였고. 관련 기사들을 읽다보니 감독에게 나름의 사연도 있었지 싶지만, 그렇다고 쳐도 이런 영화가 입봉작이라니 불쾌하지 않은 두려움이 엄습하더라. 아무튼 "추격자"로 한국 영화는 지금 자리보다 한 발자국 쯤 앞 쪽에 흔적을 남길 수 있겠구나 싶었다. 18세 이상의 성인이라면 피가 난장으로 튀는 영화를 싫어하더라도 꾹 참고 꼭 보길.


_ 이 영화의 별점은 ★★★★☆
마저 채우지 않은 별 반개는 나홍진 감독에게 기대하는 이상의 가능성에.
2008/02/08 01:20
You are like a flower that grows in the shade; the gentle breeze comes and bears your seed into the sunlight, where you will live again in beauty.
| 너는 음지에서 자라는 꽃과 같다.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와 네 씨앗을 햇빛 속으로 나를 것이니, 너는 그 햇빛 속에서 다시 아름답게 살게 될 것이다.

_ 한강, "어둠의 사육제" 중에서
 
_

우리신학연구소
에서 펴내는 소식지, "갈라진 시대의 기쁜 소식" 822호를 읽다가 한상봉님의 글에서 다시 발견한 소설가 '한강'의 문장. 새해를 맞아 이만한 덕담도 없겠다 싶어 옮겨 적어본다. 모두가 "사는 것이 힘들다"를 말버릇처럼 내뱉는 시절, 막연히 '잘 되겠지'하며 받아치던 인사를 위의 문장으로 대신 한다면 한결 나을 듯.

아무튼 나와 인연이 닿아있는 모든 사람들과 그렇지 않더라도 함께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올 2008년은 상처 대신 따뜻한 햇살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길.
2007/12/24 14:59
Low "Christmas"


딱히 인간관계가 나쁘지도 않고 애인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여차저차 하다보니 이번 크리스마스 이브는 혼자서 보내게 되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사실 나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즐거웠던 기억이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렇다고 크리스마스 이브 따위 상관없다며 덤덤한 마음으로 버틸 수 있는 성격의 사람이 아닌 것도 사실.

어쨌든 오늘은 일찍 집에 들어가서 Low의 크리스마스 캐롤을 들으며 모처럼 산 소설책을 한 권 읽다가 성탄전야미사를 다녀올 생각.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아니 블루 크리스마스!
2007/12/24 02:03

우리 나라 국민 10명 중 4명은 투표조차 하지 않았고, 나머지 6명 중 3명은 이명박을 선택했다.


대선이 끝난 후, 최종 집계된 투표결과를 보고 이 나라에 한동안은 희망이 보이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거리를 걷고 있는 사람들, 출퇴근 시간에 만원 버스에서 함께 몸을 부대끼는 사람들, 나와 같은 사무실에 앉아서 일하는 사람들 - 그들 10명 중 4명은 투표조차 하지 않았고, 나머지 6명 중 3명은 이명박을 찍은 사람들이었던 게다. 문득 소름이 돋았고, 눈물도 찔끔 흘렀다.

그래서 결국 나는, 대선이 시작되면서부터 이명박의 당선을 전제로 농담 삼아 이야기하던 '이민'을 진지하게 고민하기로 했다. 이런 나라에서 내 황금같은 30대를 보내겠다 하는 것은 그야말로 너무 절망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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